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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news) 대기업 옥죄는데 실효성은 의문? 유통 규제, 지원 법안 속도전 우려
23 관리자
2021.02.17

"대기업 옥죄는데 실효성은 의문?"…유통 규제·지원 법안 '속도전' 우려


2월 국회 앞두고 소위 가동…정계 안팎 갑론을박 계속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2021-01-21 06:40 송고

 

 

 

국회가 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주요 법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정치권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어 '속도전'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에 과도한 규제가 가해지는데 반해 소상공인 등을 위한 지원책은 실효성이 낮아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9일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 27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관련 법안 논의를 진행한다.

이슈의 중심에 선 '유통산업발전법'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 규제와 중·소상공인, 영세 상인과의 '상생' 방안을 담은 법안들이 두 소위에서 다뤄진다.

산자위는 현재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는 시기임에도 소위를 가동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월 국회에서 처리를 공언하고 있는 만큼 일찌감치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는 관측이다.

 


'규제일변도' 유통법도 논의 착수할 듯…의원들도 '제각각

산업통상소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46건의 법안에 대한 심사에 들어간다. 당초 20일 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1주일 뒤로 미룬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다. 이날 상정된 유통법만 하더라도 13건이다. 대부분 대형 유통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성격이 강하다.

대형마트에 더해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도 의무휴업 규제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나 '전통시장 반경 20km내 대형점포 입점 금지' 내용을 담은 법안, 대규모 점포의 등록 소재지 이외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법안 등이다.

최근에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식자재마트 또한 의무휴업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선 '과도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업계에겐 '이중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규제의 실효성을 놓고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한국유통학회의 '유통규제 10년 평가 및 대중소유통 상생방안'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도입된 2012년과 지난해 업태별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시장점유율은 2.6%p, 슈퍼마켓은 1.5%p, 전문소매점은 11.4%p 동반 하락했다. 이와 달리 온라인 유통은 9.1%p 증가했다.

정치권에서도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와 각 업종별로는 물론 의원들의 지역구 사정과 이해관계들이 첨예하게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20일 회의가 일주일 미뤄진 것 또한 각 법안에 대한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냐는 추측마저 나온다.

산자위 한 관계자는 "여야 내부에서도 유통법에 관한 입장은 천차만별이다. 법안도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지고 있어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론을 모으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기소위, 지원 및 육성책 담은 법안 처리…업계는 '회의적'

중소벤처기업소위는 지난 19일 오후 회의를 열고 법안 12건을 심사했다. 소상공인, 전통시장, 벤처기업, 여성기업 등에 대한 지원 및 육성책이 주를 이룬다

이날 회의에선 지역중소기업 육성 및 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안 등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제정안 3건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과돼 산자위 전체회의 처리 절차를 밟게 됐다.

이날 소위를 통과한 대표적 법안은 이병훈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주요 이커머스 업계에 의존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독자적인 온라인 플랫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 의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또 사회적으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거래가 확대되면서 몇몇 온라인 플랫폼 운영회사들은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플랫폼 이용 수수료, 광고료를 과대하게 요구하고 차별적 오픈리스트 정책 등 편법운영함으로써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선 정치권이 오히려 '시장의 변화'에 맞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이 자체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정부와 정치권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제 궤도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후발주자들도 매출 상승이 쉽지 않을 정도로 이커머스 업계 또한 이미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생'이 이슈로 떠오르며 대형 이커머스를 필두로 라이브커머스, 기획전 등 소상공인들을 위한 개방형 채널과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또 수수료도 점차 인하하는 등 진입장벽을 적극적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네이버에 따르면 '쇼핑라이브'는 지난해말 기준 출시 6개월만에 시청 1억뷰를 돌파했고, 이용자도 10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판매자 중 소상공인이 80%에 달하고 일부 소상공인들은 쇼핑라이브 진행 2~4개월만에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판로 확대는 정부의 지원보다 오히려 대기업과의 제휴와 협력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정부나 정치권의 역할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기술력과 인프라를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데 방점을 찍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