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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중소업체가 70% 이상 시장 점유… 식자재 유통혁신이 물가안정 해법"
관리자
2025.06.11

식자재시장 63조 규모·종사자 30만명 달해… 삼성웰스토리 등 회원가입 "영세업체들 조직화·전문화된다면 가격 혜택 등 외식업체들에 돌아갈 것"

 

"식자재 업계는 70% 이상이 중소 유통 업체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고 업태의 정의도 제대로 정해져있지 않을 정도로 발전이 더딥니다. 유통구조를 혁신한다면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입니다."  최근 고물가와 내수 침체 등으로 유통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장이 그 해법 중 하나로 식자재 산업의 유통구조 혁신을 제시했다. 공급자 중심의 유통구조에서 소비처(식자재 유통·외식) 중심의 정책과 투자가 수반된다면 외식·급식 물가를 비롯해 소비자 물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한국식자재유통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양 협회장은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다 2005년 유통 산업과 인연이 닿아 식자재유통산업에 입문하게 됐다"며 "이후 식자재 업계가 국가적·산업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협회까지 조직하고 이끌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협회의 출범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식자재유통협회는 2011년 미국식자재유통협회 한국 지사로 시작했다가 2017년 식약처의 인가를 받고 정식 조직으로 출범했다"라며 "이후 2023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법인 인가도 받았다"고 부연했다. 협회가 추정하는 한국 식자재업계 시장 규모는 63조원 수준으로,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는 약 3만여 곳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는 약 30만여 명에 달한다. 협회 가입 기업으로는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등이 있다.

양 협회장은 "우리나라는 외식업이나 제조업에 비해 식자재유통방식은 옛날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협회는 이 부분을 최대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산지 직거래 등 유통구조 혁신, 산업의 고도화를 통한 전체적인 식품산업의 변화 등이 기업이 아닌 저희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식자재유통산업진흥법안'발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식자재 업계의 선진화를 위해 정부나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외식·급식 업체들이 식자재를 구매할 때 더 많은 선택폭을 가질 수 있고, 이런 채널들이 더 건강하고 경쟁력 있게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영세한 업체들이 조직화되고 전문화된다면, 가격 혜택 등은 외식업체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세한 기업들이 많고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유통구조를 혁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참여를 통해 식자재 업계를 정확히 정의하고, 추가적으로는 유통구조 혁신을 비롯해 농산물 표준화 등 다양한 연계사업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식자재마트 규제 사각지대 문제점 개선방안 토론회'에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식자재 마트에 대해 대형 유통 매장과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직까지 업태에 대한 정의도 없어 누구나 식자재 마트라는 상호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상호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식자재 업체 특성상 외식 소상공인들에게는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규제로 인해 박탈하는 것일 수 있다"며 "또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가 골목상권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최근 일부 식자재마트가 미끼 상품과 고객 감사 세일을 명목으로 식품 유통 상인에게 원가 이하 납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매 중단이나 거래처 변경 등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협회 차원에서 조사를 해봤는데, 대부분 업체들은 식자재마트라고 특별히 가격 할인을 하지 않으며, 부당한 요구를 하면 거래 지속이 어려우므로 좋은 관계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정 매장에 대한 내용이 일반화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미국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도 직접 눈으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식자재 마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고, 직접 가서 구매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며 "식자재마트가 요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물건을 저렴하게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채널이므로, 오히려 국가적인 차원에서 규모화 및 전문화를 통해 육성하여 지역 산지와 요식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